프롤로그
10년 6개월.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집값 배율(PIR·2026년 3월 기준)입니다. 애써 벌어들인 돈을 단 한푼도 쓰지 않고 10년 반을 모아야 서울의 ‘중간가격’대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뜻 봐도 비현실적이지만, 이마저도 평균치입니다. 소득 1분위(하위 20%)는 29년 4개월, 2분위(하위 21~40%)는 14년 8개월 걸립니다.
월급쟁이의 ‘PIR 달리기’입니다.
다섯 레인 모두 KB 2026년 3월 서울 소득분위별 PIR(서울 3분위 주택가격 7억5,686만원 ÷ 분위별 연 소득)을 개월로 옮겼습니다.
가운데 3분위 레인(연 소득 7,217만원 · PIR 10.49)이 앞선 체험과 같은 기준입니다.
모두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기준 · 10년
‘부동산 세상’은
지독하리만큼 불평등합니다
직접 체험해 보시니까 어떠신가요? ‘부모 찬스’가 없는 평범한 청년들 입장에선 ‘내집 마련’의 꿈을 내려놓는 게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일지 모릅니다. 아프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집이 있는 사람과 집이 없는 사람의 균형점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대다수 청년은 살 집도 살 곳도 부족합니다. 바잉(buying)이니 리빙(living)이니 말장난할 필요도 없습니다. 뼈아픈 현실은 말 한마디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망국亡國’이란 단어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부동산…. 정치권만 믿은 채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이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제3의 대안’으로 손꼽는 공공주택을 논쟁의 테이블에 올려놔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더스쿠프와 포춘코리아가 양방향 공간 ‘공공임대주택 심리보고서-살고 싶은 집의 전제’를 준비했습니다. 1층 로비에서 옥상까지 올라가면서 공공임대주택의 현주소와 민낯, 편견과 선입견, 정부가 마련해야 할 정책의 방향성 등을 ‘체험형 콘텐츠’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 보실까요?
“누가 부동산 망국론 부추겼나” 무주택 청년 500명의 시선
PIR 끔찍한 숫자
10년 6개월.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집값 배율(PIR ·2026년 3월 기준)입니다.
애써 벌어들인 돈을 단 한푼도 쓰지 않고 10년 반을 모아야 서울의 ‘중간가격’대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뜻 봐도 비현실적이지만, 이마저도 평균치입니다. 소득 1분위(하위 20%)는 29년 4개월, 2분위(하위 21~40%)는 14년 8개월 걸립니다.
‘부모 찬스’가 없는 평범한 청년들 입장에선 ‘내집 마련’의 꿈을 내려놓는 게 어쩌면 현실적인 선택일지 모릅니다. 아프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 PIR: Price to Income Ratio. 소득 대비 집값 배율
집값 잡을 수 있을까
문제는 ‘서울 집값’을 떨어뜨릴 방법이 있느냐입니다. 정책의 방향이나 밀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보수의 주택공급론이든 진보의 수요억제론이든 제 기능을 못한 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냉정하게 따져볼까요? 보수 진영의 ‘주택공급론’은 정치적 레토릭에 가깝습니다.
서울에 집을 만들 땅을 찾기 힘든데, 공급을 ‘만병통치약’인 양 떠받드는 건 허상을 파는 일입니다.
보수 진영이 ‘공급 기조’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것도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윤석열 정부 집권기였던 2022~2024년 서울 내 주택인허가 건수(4만2000호)가 이전 10년(2010~2021년) 평균의 61.9%에 그쳤을 리 없습니다.
공급 기조의 실제 숫자
2022~2024년 서울 주택 인허가
원고의 이전 평균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싶으면 ‘레퍼토리’처럼 꺼내드는 재개발·재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민간 분양시스템을 손보지 않는다면, 재개발·재건축은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길 공산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보유세 인상론의 맹점
진보 진영의 ‘보유세 인상론’은 어떨까요?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시세차익·임대수익)을 단번에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선 가장 유효한 해법으로 보입니다.
국내 보유세율(0.15%)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33%)의 절반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인상할 폭도 있다(토지+자유연구소·2023년 기준).
보유세율 비교
하지만 이렇게 단선적인 접근법으론 ‘보유세 인상론’에 힘을 싣기 어렵습니다. 국내 보유세 시스템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가 결합한 ‘이중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정컨대, 중저가 주택의 보유세(재산세)는 OECD 평균보다 낮지만, 고가 주택의 보유세(종부세)는 평균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념이나 이상에 매몰돼 ‘보유세 인상론’을 밀어붙이면 조세 저항에 부닥칠 게 뻔합니다. 종부세 대상자는 “이미 충분히 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재산세 대상자는 ‘왜 애먼 우리에게 세금 폭탄을 날리는가’라며 반기를 들 테니 말입니다.
진보 진영의 대응은 그래서 아쉽습니다. 보유세 인상론을 폭넓게 설파하려면 지금의 ‘이중구조’를 공론화해야 하지만 어떤 진보 정부도 이를 공식 의제로 삼은 적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정부 역시 뜻이 달라 보입니다. 진보 진영의 ‘보유세 인상론’이 정파 수준의 이론에 머물러 있는 배경입니다.
지독한 부동산 불평등
두 진영이 두개의 카드(공급+수요억제)를 제대로 뽑지 못한 결과는 가혹합니다. 인간은 평등하다는데, ‘부동산 세상’은 지독하리만큼 불평등합니다.
집이 있는 사람과 집이 없는 사람의 균형은 무너진 지 오래됐습니다. 대다수 청년은 살 집도 살 곳도 부족합니다.
바잉(buying)이니 리빙(living)이니 말장난할 필요도 없습니다. 뼈아픈 현실은 말 한마디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망국亡國’이란 단어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부동산…. 정치권만 믿은 채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이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제3의 대안’으로 손꼽는 공공주택을 논쟁의 테이블에 올려놔야 하지 않을까요?
벤치마킹할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싱가포르에선 국민의 80%가 정부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에 삽니다. 그 덕분에 이 나라의 PIR은 4.7년으로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전체 주택 중 30%가량이 사회주택인 네덜란드의 함의도 따져볼 만합니다.
청년의 미래가 더 침식되기 전에 논의할 만한 모델들입니다.
편견 걷어내는 장치
이런 맥락에서 더스쿠프와 포춘코리아가 「공공주택 심리보고서 청년 무주택자 500명의 시선」을 준비했습니다. 청년의 눈을 통해 공공주택의 자화상을 분석하고, 거기에 걸맞은 정책적 방향성을 탐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공주택에 불편하게 붙어 있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란 낙인의 실체도 해부했습니다. 우린 과연 공공주택에서 ‘부동산 망국론’을 타파할 성숙한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공공주택 심리보고서의 막을 엽니다.


















